자기 운명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자가 바로 신이지.
송자호는 달러를 위조, 인쇄, 유통하는 사업을 하는 조직 삼합회의 큰 형님이다. 마크는 그의 가장 친한 동생이자 동료다. 송자호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경찰관을 지망한 동생 송자걸을 매우 아낀다. 송자호는 자신의 범죄 사실을 동생에게 숨기면서, 그가 유능한 경찰관이 되기를 격려한다. 두 형제의 아버지는 큰아들 송자호의 범죄 사실을 알고 있으며, 큰아들이조직을 떠나 평범하게 살기를 바란다. 이런 아버지의 바람에 송자호는 대만에서의 거래를 마지막으로 삼합회에서 은퇴하기로 한다. 담성은 조직에서 송자호와 마크의 직속 동생으로 경험을 쌓기 위해 마크 대신 송자호와 함께 대만으로 보내진다. 하지만 이 거래는 조직이 대만 현지 조직의 배신자와 짜고 송자호를 죽이기 위한 함정이었다. 이를 모르는 송자호는 살기위해 총격전을 벌이지만, 결국 담성이라도 도망칠 시간을 벌어주기 위해 경찰에 항복한다. 그리고 징역 3년 형을 선고 받는다. 삼합회는 붙잡힌 송자호가 조직에 대해 자백을 할까봐, 볼모로 송자호의 아버지를 납치하려고 한다. 아버지와 함께 집에 있던, 송자걸의 여자친구는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저항한다. 집에 들른 송자걸이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침입자와 싸우지만, 결국 아버지는 형을 용서하라는 말을 남긴 채 숨을 거둔다. 송자걸은 아버지의 죽음이 형인 송자호 때문이라며 분노한다. 송자호의 절친 마크는 송자호의 복수를 위해 배신한 대만 조직으로 쳐들어가, 격렬한 총격전 끝에 상대 조직을 모두 사살한다. 하지만 마크 또한 다리에 두발의 총상을 입고, 절룩거리는 장애인이 된다. 3년이 지나고 송자호는 감옥에서 풀려난다. 삼합회는 그에게 다시 조직에 합류하기를 제안한다. 그러나 송자호는 이를 거절하고, 깨끗하게 살기로 결심, 켄이라는 전과자가 운영하는 택시 회사에 운전사로 취직한다. 어느날 송자호는 절친인 마크의 생활이 궁금해서 그를 찾아간다. 하지만 마크는 한때 자기 동생이었던 담성의 밑에서 조직의 허드렛일을 하는 처지로 전락해 있었다. 마크는 찾아 온 송자호에게 둘이 재결합해, 조직에서 그들의 지위를 되찾자고 호소한다. 그러나 송자호는 단호히 거절한다. 송자호는 경찰관이 된 동생을 찾아 화해하려고 한다. 동생 송자걸의 여자친구도 이들의 화해를 간절히 바라지만, 동생은 끝내 거절한다. 동생은 아버지의 죽음이 형에게 책임이 있고, 전과자인 형 때문에 경찰에서 진급도 못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경찰관으로서 인정받기 위해 형을 구속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송자호를 배신하고 조직의 보스가 된 담성은 동생 송자걸을 함정에 꾀여 죽이려 한다. 또한 마크를 때려죽이려 하고, 송자걸이 일하는 택시 회사를 습격한다. 결국, 송자호는 마크와 함께 반격을 결심한다. 그들은 삼합회의 기밀이 있는 컴퓨터 테이프를 훔친다. 그리고 이 테이프를 다시 그들에게 넘기는 대가로 미화 2백만 달러와 도피하기 위한 배를 요구한다. 담성은 이들을 만나고 돈을 건넨다. 송자호와 마크는 그를 인질로 잡고, 도피선을 타기 위해 부두로 향한다. 하지만 담성의 부하들이 이미 부두에 매복해 있었다. 이들과 치열한 총격전이 벌어지고, 송자호는 마크부터 배를 타고 도망가게 한다. 한편 이들을 잡기위해 송자걸은 부두로 무턱대고 찾아 가지만, 결국 담성 부하들의 인질이 된다. 송자호는 담성과 자기 동생을 1:1 교환을 제안하고, 서로 인질은 교환하지만, 이 과정에서 다시 총격전이 벌어진다. 도피하던 마크는 형에 대한 의리로 다시 부두로 돌아오고 셋은 담성과 부하들을 모두 제거한다. 그러나 마크는 총상을 입고 사망하고 만다. 동생 송자걸은 형 송자호를 체포하고, 영화는 끝이 난다.
완전 골초들!
홍콩 누와르 장르 역대 최고의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1986년 홍콩에서 처음 개봉했고, 한국에서는 1987년 서울에서 첫 개봉 했다. 1967년 흑백영화를 리메이크했다. 오우삼 감독은 이 영화 전에는 별 볼일 없는 감독이었다. 중반부에 BGM으로 당시 인기 가수였던 구창모의 곡 '희나리'가 번안곡으로 나온다. 주인공의 총들은 리 로딩 없는 무한탄창이다. 아주 가끔 장전하기는 한다. 배우들은 담성을 제외하고 모두 골초다. 특히 주윤발은 거의 모든 장면에서 담배를 피워댄다. 주윤발이 위조지폐를 태워 담뱃불로 쓰는 장면은 80년대 홍콩누와르의 간지가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준다. 주제곡 '당년정'은 장국영이 불렀고, 영웅복색 2의 '분향미래일자'와 함께, 불후의 명곡으로 꼽힌다.
이제 좀 자자
'홍콩 누와르' 의 정의가 무엇인지 정확히 규정하긴 힘들지만, 정통적인 '누와르' 장르와는 조금 거리가 있어 보인다. 정통적인 누와르의 특징 중 하나는 누가 진짜 악당인지 애매모호한 점이다. 그러나 홍콩 누와르는 분명한 악당이 있고, 이들은 필히 응징된다는 차이가 있다. 즉 '권선징악'의 메세지가 분명하다. 수십 명에서 수백명의 악당은 재장전이 불필요한 쌍권총으로 평균 한명당 대여섯 발의 총을 맞고 죽는것은 다반사다. 특히 주윤발 같은 경우는 성냥개비나 담배, 혹은 이쑤시개를 물고 아주 여유롭게 상대를 총으로 쏴 죽인다. 그리고 대중들은 이를 '간지'라 부른다. 이런 부류의 영화들이 유행한것에 대해 어떤 평론가는 영화가 개봉한 80년대 당시는, 1999년 홍콩이 중국 본토로 반환되는 것에 대한 일종의 집단 두려움 현상이 홍콩내에 만연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유흥업소를 배경으로 마약들을 거래하고, 폭력과 성매매등 온갖 불법 행위를 자행하는 범죄집단이 조직원들의 끈끈한 의리, 고급 차와 명품으로 치장된 부의 상징, 그 누구도 폭력으로 굴복시킬 수 있다는 강인함 등으로 어처구니없게 미화된다. 그리고 1990년대를 거쳐 2000년대 들어서는, 이런 류의 영화를 보고 자란 세대가 소위 '한국 누와르' 라 불리는 수많은 깡패 영화들을 생산했다. 관객 수에 미친 영화 제작사들은 좀 더 자극적이고, 대중들이 쉽게 현혹될 수 있는 영화 소재를 찾았고,깡패영화는 그런 욕구를 채워줄 수 있는 아주 저예산의 손쉬운 재료였다. 게다가 기성세대는 이미 홍콩누와르를 통한 경험으로 이런 영화들을 받아들이가 수월했고, 젊은 세대는 그들의 허영적인 욕망을 쉽게 충족하기에 아주 좋았다. 깡패조직의 보스는 미모의 여의사와의 사랑을 통해 세기의 로맨티스트가 되고, 불알친구를 조직간의 이권 타툼으로 잔인하게 살해하는 누구는 어쩔 수 없이 친구를 죽여야만 하는 양심은 충만한 불우한 영웅이 된다. 그리고 이런 부류의 영화는 점점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최근 이태원 나이트클럽 '버닝썬' 사건에서 볼 수 있듯이 더 이상 영화만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 주변에서 버젓이 일어나고 있는 현실이란 점이다. 이 세상에 수많은 안타까운 죽음이 있을진대, 어쩌면 이토록 소중한 생명들을 수십 발의 총알로 아무렇지도 않게 죽이는 영화를 불후의 명작으로 칭송할 수 있는지 의아하다. 가병운 킬링타임용 영화에 잠시 흥분한 건 잠이 부족해서 일까? 아님 진짜 명작이라서 그런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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