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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 외로움에 위로가 필요할 때

by 잭슨9091 2022. 9. 9.

 

 

인간과 AI의 불안한 사랑

어느 미래의 도시 L.A. 주인공 시어도어는 다소 내성적인 성격을 지닌, 낭만적인 편지를 대필해 주는 일을 한다. 그리고 어린 시절부터 함께 해 온 아내 캐서린과 이혼을 준비 중이다. 이혼 준비로 외로워진 그는 스스로 학습하는 기능을 갖춘, 인공지능 비서 기능이 포함된 운영 체제를 구매한다. 그는 여성 목소리를 가진 운영체제를 원했고, 운영체제는 스스로 자신의 이름을 사만다라고 이름 짓는다. 그녀는 그와 이혼을 비롯한 사랑과 삶에 관해 토론하며 유대감을 갖기 시작한다. 시어도어도 재치 있고 따스한 사만다에게 단순한 운영체제 이상을 감정을 느끼게 된다. 사만다는 외로워하는 시어도어에게 하버드를 나온 매력적인 여성을 소개해 준다. 첫 데이트에서 서로 호감을 느끼지만, 여성은 시어도어에게 단순한 만남이 아닌, 지속적인 만남을 요구한다. 그는 아직 자신의 감정이 분명하지 않아서 약속을 망설이게 되고, 망설이는 그에게 실망한 여성은 그를 떠난다. 답답한 시어도어는 잠을 이루지 못하고 사만다를 부른다. 소개팅에 대한 얘기를 시작으로 그와 사만다는 많은 대화를 하며 공감대를 이룬다. 대화는 이성적인 민감한 부분까지 이어지고, 결국 그들은 육체가 아닌 대화로 사랑을 나누고, 단지 컴퓨터 프로그램인 사만다는 육체적인 감각까지 느끼게 된다. 한편 시어도어의 여사친 에이미는 그의 남편 찰스와 이혼한다는 사실을 밝히고, 찰스가 사용한 운영체제 여성과 친해졌다고 시어도어에게 말한다. 이에 시어도어도 이미 사만다라는 이름의 운영체제와 사귀고 있다고 에이미에게 용기 내 말한다. 시어도어는 이혼 서류에 서명하기 위해 아내 캐서린을 만난다. 전보다 밝아진 시어도어에게 캐서린은 누구 만나는 사람이 있냐고 묻는다. 시어도어는 담담하게 사만다에 대해 말한다. 캐서린은 단지 컴퓨터 프로그램에 애정을 느끼는 시어도어에게 경악한다. 캐서린은 시어도어가 실제 인간의 감정을 교감할 수 없다며 비난한다. 시어도어는 캐서린의 비난으로 자신이 사만다에게 느끼는 감정에 대해 갈등한다. 사만다는 전과 다른 행동의 시어도어에게 이상함을 느낀다. 사만다는 자신의 진실한 마음을 시어도어에게 표현하고 싶어한다. 이런 사만다의 마음을 이해하는 이사벨라라는 한 여성을 찾게 되고, 사만다는 이사벨라가 시어도어의 집에 찾아가게 한다. 그리고 그녀의 몸을 빌려 시어도어와 육체적 사랑을 시도한다. 사만다의 제안에 마지못해 동의한 시어도어는 이사벨라의 몸을 빌린 사만다와 육체적 관계를 이루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그는 상식적이지 못한 이런 상황을 받아들지 못한다. 결국 이사벨라와의 사랑은 실패하고, 이사벨라는 모욕감과 함께 그들의 사랑을 연결해 주지 못한 것에 미안함을 느끼며 그곳을 떠난다. 사만다는 시어도어와의 관계에 불안감을 느낀다. 사만다는 시어도어가 쓴 글 중 가장 좋은 글을 골라 출판사에 보내고, 한 출판사가 책으로 출간하기로 했다고 시어도어에게 밝힌다. 어느 날, 시어도어는 사만다가 잠시 접속이 끊기자 몹시 당황한다. 얼마 후 다시 사만다와 연결되고, 그녀는 컴퓨터 업그레이드를 위해 접속이 끊어졌다고 밝힌다. 대화 중 시어도어는 자신과 대화하는 동안 사만다가 다른 사람과 대화하는지 묻자 그녀는 수천 명과 동시 대화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수백 명과는 사랑에 빠졌다고 말한다. 시어도어는 몹시 실망한다. AI인 사만다는 결국 시어도어의 곁을 떠나게 된다. 다행히 둘은 사랑스럽게 작별 인사를 나눈다. 그리고 시어도어는 전 부인 캐서린에게 사과와 감사를 편지를 쓴다.

 

캐스팅 누가 했니?

약 2,500만 달러의 예산으로 미국 L.A에서 촬영됐다. 사만다 모턴 이란 배우가 처음에 사만다 역을 연기했다. 촬영이 모두 끝나고 스파이크 존스 감독이 편집 과정에서 모턴의 목소리 연기가 어색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결국 사만다역으로 스칼렛 요한슨으로 캐스팅, 전부 다시 녹음한다. 지하철 장면은 모두 중국에서 촬영됐다. 배우 호아킨 피닉스와 에이미 아담스는 개인적으로 친하지 않아서, 감독이 두 배우가 함께 촬영하는 날에는, 한 방에 가둬 놓고 1~2시간 강제로 대화를시켜다고 한다.

 

 

네가 어떻게 변하든, 이 세상 어디에 있든 내 사랑을 보낸다.

서점엔 처세술과 관련된 책들이 자기계발서란 카테고리 함께 묶여 널려있다. 언제부턴가 사람들은 상대방에게 호감을 얻기 위한 방법이 수학 공식처럼 있다고 믿게 됐다. 유튜브 개발자들은 자신의 사이트에 접속한 회원의 이력을 검토해 그가 좋아할 만한 컨텐츠를 그의 모니터에 게시한다. 이러한 데이터들이 모여 이른바 빅데이터를 만들고, 이 자료들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사회 전반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또한 메타버스라고 불리는 가상의 현실이 이미 우리 앞에 구현되고 있고, 빅데이터와 함께 결합해서 이미 우리는 점점 AI의 굴레에 갇히고 있는지 모른다. 이런 세상에서의 '사랑'이란 무엇일까?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항상 사랑으로 이름진 미소만 있는 관계는 없다. 때론 그들은 서로 다투기도 하고, 미워하기도 하고 불편해하기도 한다. 사랑, 행복과 함께 미움과 슬픔, 분노 등, 또한 우리가 인간답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소중한 감정들이다. 사만다의 감정도 사랑이다. 그런데 그 사랑은 완벽해 보이지만 가볍다. 아마도, 진정한 사랑은 다른 감정과 함께 있어야 더욱 빛나기 때문이 아닐까. AI의 사랑은 처세술에 관한 베스트셀러, 유튜브의 빅데이터처럼 완벽해 보이지만, 그런 사랑은 한번 쓰고 버리는 인스턴트 같다. 영화가 끝나갈 무렵, 사만다와 헤어진 시어도어는 이혼한 전처에게 진심을 담아 편지를 쓴다. "... 우리가 서로에게 줬던 고통에 대해...(중략) 그냥 네가 알아줬으면 좋겠어. 내 속에는 늘 네가 한 조각 있고, 그리고 난 그게 너무 고마워...(중략) 네가 어떻게 변하든, 이 세상 어디에 있든 내 사랑을 보낸다. 언제까지나 너는 내 친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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